2011032402011657650001.jpg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심하게 손상된 후쿠시마 원전이 세상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냉각수 공급이 중단된 원자로와 사용후핵연료 저장탱크에서 새어나온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확산되면서 방사능 피폭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방사능에 피폭된 주민도 있고, 농산물, 축산물, 수돗물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방사능 피폭이라고 하면 흔히 원자탄을 떠올려서 극도의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원자탄은 방사능 피폭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대량 살상 무기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의 폭발에 의한 피해도 잘 알려져 있다. 2만여명이 희생되고, 30만명 이상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체르노빌 원전 지역은 지금도 사람이 살 수 없는 삭막한 곳으로 남아있다.

방사능 피폭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감마선'이라는 전자기파 때문이다. 방사성 원자핵이 붕괴되면서 알파선이나 베타선과 함께 방출되는 감마선은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을 파괴시킬 수 있다.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이 만들어지면서 면역 기능이 약화되기도 하고, 소중한 유전정보가 담겨 있는 DNA가 손상되기도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경우에 방사능 피폭을 일으키는 물질은 원전에서 새어나온 세슘-137, 스트론튬-90, 아이오다인-131 등의 방사성 동위원소들이다. 원자로에서 일어나는 핵분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이런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공기 중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원자로나 사용후핵연료 저장탱크에서 방사성 물질의 누출이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되기도 한다. 대기 중으로 누출된 방사성 동위원소는 호흡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기도 하고, 옷이나 농축산물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이런 동위원소들은 공기 중에서는 물론 몸 안에서도 끊임없이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면서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방사능 피폭의 정도는 `시버트'(Sv)라는 단위로 나타낸다. 미국에서는 0.01Sv에 해당하는 `rem'(인체 뢴트겐 당량)을 주로 사용한다.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밀리시버트'(mSv)는 1시버트의 1000분의1을 뜻하고, `마이크로시버트'(μSv)는 1mSv의 1000분의1에 해당한다.

모든 방사능 피폭이 인공적인 사고 때문인 것은 아니다. 탄소-14나 질소-13처럼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방사성 원소도 있고, 우주에서 들어오는 방사선도 있다. 그런 자연에서 진화해온 인간은 어느 정도의 방사능 피폭을 견뎌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진단이나 치료 목적으로 방사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자연 상태에서도 시간당 0.23μSv의 피폭을 당하게 되고, 가슴 X-선 촬영을 하면 6∼10mSv의 피폭을 당하게 된다. 사람의 몸에서도 연간 0.4mSv의 방사선이 방출된다. 체르노빌 사고 직후의 방사능 수준은 시간당 10∼30Sv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하루 동안의 피폭량이 250mSv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다. 피폭량이 1Sv를 넘어서면 심하게 구토를 하거나 식욕을 잃게 되고, 골수와 림프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3Sv를 넘어서면 증세가 심해지고, 면역 기능이 떨어져서 그냥 두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방사능 피폭에 의한 피해는 대체로 누적적이다. 한번의 피폭량이 많은 것도 문제가 되지만 소량이라도 장기간에 걸친 피폭에서도 심각한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 피폭을 두려워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원전 사고에 의한 방사능 피폭은 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무작정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허용기준을 넘는다고 반드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근거 없는 괴담이나 식초와 같은 특효약에 현혹되는 것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